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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벽화에 나타난 춤의 되살림
이 애 주*
Ⅰ. 들어가는 말 

Ⅱ. 춤의 형태와 춤옷 

1. 춤의 형태 2. 춤옷 

Ⅲ. 춤사위 분석 

1. 하체놀림 2. 상체놀림 3. 어깨놀림 4. 몸놀림 

Ⅳ. 춤의 되살림 

Ⅴ. 맺음말 

 
 
 
Ⅰ. 들어가는 말

필자가 고구려 벽그림을 처음 대했을 때 고구려 사람들은 춤추듯이 살다간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더구나 거기에 나타난 춤그림은 어떠한 말이나 글보다도 고구려 춤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는 구체적인 춤 형상이었다. 그리고 그 춤 동작들은 살아 있는 고구려 혼이었고 분명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았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그 벽그림들도 훼손의 범위가 점점 심해져 알아볼 수 없게 되어가며, 언제 또 장천 1·2호무덤 벽그림처럼 뜯거져 없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그 훼손된 그림들을 제대로 복원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그러나 춤추고 움직이는 벽그림들을 그림으로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원히 살아남는 몸짓을 통해 복원할 수 있다면 좀 더 확실한 방법이 아닌가 한다. 몸을 통해 구체화되고 형상화된 춤은 몸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춤의 특성상 영원히 살아 있게 되고 가장 안전하게 그 맥을 이어 후대에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춤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수반되는 전제조건들이 있다. 원래 춤이란 악(樂)·가(歌)·무(舞)의 삼위일체가 되어 이루어지는 종합예술이다. 따라서 장단과 소리가 필수적인 구성요소이다. 그리고 가시적인 형상에서 무엇보다도 춤을 춤답게 살려내는 중요한 요소가 춤옷이다. 따라서 춤사위 형상의 복원은 춤옷과 함께 병행되어야 하고 그러할 때 살아 있는 춤의 선과 형태가 제대로 나올 수 있다. 그 다음에 춤에 필요한 소도구들이다.

앞으로 춤의 복원 작업은 이러한 모든 조건들이 성립되었을 때 가능하다. 부족하나마 앞으로의 공동작업을 기대하며 고구려 춤의 첫걸음을 내딛겠다.

Ⅱ. 춤의 형태와 춤옷

1. 춤의 형태

그림에 나타난 고구려 춤의 형태는 춤의 성격과 춤사위의 특성으로 볼 때 몇가지의 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맨손으로 추는 사위춤이 있는데 이 춤은 춤무덤의 '춤추는 사람들'에서 보이는 긴 소매달린 옷을 입고 추는 '소매춤'이다. 그 이외에 장천 1호무덤·통구 12호무덤·안악 3호무덤·마선구 1호무덤·고산리 10호무덤 등의 '무악도' 등에 흔히 나타나는 고구려 춤에서 중심을 이루는 춤이다. 이 춤은 추는 인원에 따라 혼자하는 독무(獨舞), 둘이 추는 쌍무(雙舞), 여럿이 추는 군무(群舞)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번째로 여러 행렬에 나타나는 행렬춤이다. 웅장하고 거대한 행렬 가운데에 혼자서 혹은 둘이서 춤을 추는데 그 방법은 다양하다.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추는 쌍기둥 무덤의 창춤, 안악 3호 무덤의 칼춤 등의 '무기춤'이 있고 약수리 무덤의 수렵도에 나타나 있는 수렵춤 등이 있다. 무기를 들고 추는 '행렬춤'은 용감하고 씩씩한 남성적인 춤으로 북방의 용맹스러운 면이 잘 드러나 있다. 더구나 움직이는 행렬 중에 춤을 추므로 더욱 춤의 활기찬 역동성이 살아난다.

군무로는 안악 3호 무덤에 '세사람 춤'이 있다. 세사람 춤은 춤추는 형상이 원래의 그림 그대로 그려져 있는 자료도 없고 실제 현장확인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단지 [고구려문화]에 흑백으로만 대비된 조형도밖에 없으며 그 춤의 설명을 "춤추는 세사람 중 두사람은 거는 북을 오른쪽 가슴부분에 걸고 뛰는 동작을 하고 있으며 한사람은 몸을 뒤로 제끼고 두팔을 위로 벌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씩씩한 동작으로 춤추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 유감스럽게도 이 부분의 벽화가 많이 지워져서 정확한 것은 알기 어려우나 팔을 위로 벌리고 있는 사람은 다른 벽화의 경우로 미루어 보아 한 손에 칼이나 창을 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림> 세사람 춤

 

 

 

 

세번째로 고구려의 서민 대중들이 즐기던 곡예춤이 있다. 그 종류는 다양하여 나무다리춤, 공춤, 작대춤, 고리춤, 수레바퀴춤 등이 있는데 생활에 사용되던 도구들을 그대로 춤에서 사용하며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번째로는 '무예춤'이다. 각 무덤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격인 역사들의 몸짓이다. 하늘을 떠받들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있는 역사춤은 보이는 그대로 불끈 솟은 근육과 함께 그 몸짓에서 뻗쳐 나오는 힘과 기운으로 무덤을 떠받치며 중심을 잡고 기둥이 되는 기본 몸짓이다. 이 춤이야말로 고구려인들의 강건하고 역동적이며 충실한 기질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 다음 손뼉을 치며 하는 수박춤은 건강과 운동의 관점에서 체조춤으로 볼 수 있고 두명이 대련하는 씨름춤에서도 춤과 운동적 측면에서 서민적이고 소박한 삶의 즐거움이 건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 춤옷

어느 춤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고구려 춤에서 춤옷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춤사위는 춤옷과 함께 한 몸으로 조화되어 완성된 춤을 빚어낸다. 춤옷 또한 춤이 추어질 때 비로소 그 기능을 발휘하며 살아 있게 된다. 그만큼 춤과 춤옷의 관계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어 춤은 춤옷을 살려내고 춤옷은 춤을 살려내며 조화일치의 세계를 빚어낸다.

① 소매옷(긴소매 웃옷)과 고(바지)·치마

고구려 춤옷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형태는 긴 소매가 달린 웃옷과 통 넓은 바지·통 넓은 치마이다. 각 춤그림에 나타나는 옷은 보통 긴 소매가 달린 짧은 웃옷과 고의(바지)를 입고 있다.

유송옥(劉頌玉)은 웃옷의 길이에 대해서 "지금의 저고리보다 긴 길이로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양복의 재킷과 같은 길이로 엉덩이 길이의 상의는 앉은 자세일 때 상체를 완전히 가려 주므로 인체를 보호하고 활동하는데 가장 좋은 길이라고 하며 상의의 길이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활동복의 최적 길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는 또한 두다리 가랑이가 각각 나뉘어지도록 된 바지인 고(袴)에 대해서도 바지통이 넓은 대구고(大口袴)와 바지통이 좁은 궁고(窮袴)가 있으며, 신분이 높은 귀인들은 대구고를 입었으며 신분이 낮은 백성들은 홀 태 바지인 궁고를 입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고구려의 옷옷과 아래 옷은 모두 활동적이며 일상적인 평상옷으로 춤추기에도 물론 편안하고 적합한 옷이다. 그 예로 장천 1호무덤, 통구 12호무덤, 마선구 1호무덤 등의 춤에 공통적으로 긴 소매가 달린 웃옷과 통 넓은 바지를 입고 춤을 추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고구려에서 긴 소매 웃옷과 통 넓은 바지는 평상시에 입으면 평상복이면서 전쟁이 일어나면 전투복이 되는 전천후의 실용적인 평상옷으로 춤에서도 바로 그 평상옷이 기본옷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고산리 10호무덤이나 춤무덤의 춤에서는 여자들의 춤옷이 다르다. 바지 대신 치마를 입었고 웃옷도 길어져 긴 두루마기 형태의 웃옷인 포(袍)를 입었다. "포는 높은 신분의 귀족이나 왕실의 왕족들이 입었지만 의식의 의례용으로도 입었고 방한용으로도 입어 용감한 남자보다는 연약하며 추위를 잘 타는 여인들이 더 많이 입었다."고 한다. 이러한 치마나 포도 고구려 사람들의 평상옷으로 역시 춤추는 데도 그대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두 부류의 옷에서 공통되는 점은 긴 소매가 달린 웃옷과 고쟁이·치마로 대부분의 춤에서 착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긴 소매의 웃옷은 고구려 춤에서 가장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예컨데 우리 춤의 대표격인 승무가 긴 장삼을 뿌리고 모으거나 또는 늘이며 옆에서 맺어주는 장삼놀림의 춤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만큼 장삼의 역할이 중요한 것과 같이 고구려 춤에서도 장삼은 아니지만 팔길이 정도의 긴 소매를 펄럭이며 추는 춤에서 보여지는 소매의 율동은 춤사위의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특히 지금의 두루마기 형태인 포를 의식의 의례용으로 입었다고 하였는데 그것을 입고 추는 소매춤에서도 공경하는 예의의 몸짓이 기본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춤옷과 춤사위가 서로 조화되어 살아 움직이는 선과 생동하는 춤동작을 창출해 내고 있다. 특히 춤무덤의 '춤추는 사람들'에서는 춤꾼들의 팔사위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옆으로 펼쳐든 형상이 매우 단아하고 담백하며 간결하다. 그 안에서 바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중도의 균형미와 깊은 내면의 멋을 발견할 수 있다.

② 평상옷

이 옷은 소매가 길지 않은 보통 입는 웃옷으로 고구려 사람들의 일상적인 평상옷이다. 예컨데 역사들의 춤이나 장사의 춤에서도 마찬가지로 같은 옷을 입고 있다. 소매와 바지 가랑이를 질끈 걷어 올렸기 때문에 입은 모양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도구를 사용하는 도구춤, 곡예춤, 행렬춤 등에서도 일상적 길이의 웃옷을 입었고 다만 아래의 고쟁이는 활동하기 편한 궁고를 입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안악 3호무덤의 '다리를 X자로 꼰 채 손뼉을 치며 추는 춤은 긴 소매가 아닌 일상적 형태의 웃옷을 입고 있고 아래는 물론 고의 바지를 입고 있다. 그러나 소매통과 바지통이 유난히 좁아 보인다. 여러 학자들이 서역계통의 인물이 서역계의 춤을 추는 것으로 이미 논급한 바와 같이 그가 입은 옷도 서역계통의 옷이 아닌가 추정할 수 있다.

③ 날개옷

날개옷은 하늘춤인 비천무에서 걸치듯이 입고 있는 웃옷으로 긴 소매옷과 같이 소매길이가 길다. 그러나 그 형태가 마치 선녀의 천의 자락이나 새의 날개처럼 하늘에서 자유롭게 바람을 맞으며 날아가는 듯한 긴 날개 형태의 옷옷이다. 밑에 입은 바지나 치마도 긴 고리형태의 입체적 곡선으로 되어 있어 바람을 맞으며 날아 가는 듯한 춤의 선이 생동감을 더해준다.

Ⅲ. 춤사위 분석

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느 춤이든 그 안에 기본을 이루고 있는 기본 춤사위가 있다 다음에 기본 춤사위를 하체놀림·상체놀림·어깨놀림·몸놀림 등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겠다.

1. 하체놀림

① 무릎놀림

무릎놀림은 무릎을 굽히고 펴며 오금을 쓰는 사위로 모든 춤사위의 기본이 된다. 이것은 발걸음, 즉 걸음걸이의 근원이 되며 우리 춤에서 가장 특징적인 하체 움직임이다.

{삼국지(三國志)}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 마한조(馬韓條)에는 '답지저앙(踏地低昻)'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뜻은 땅을 높고 낮게 구르며 밟는다는 것으로 무릎을 굽히고 펴며 땅을 밟는 기본 발놀림으로 몸을 낮추고 올리는 근본원리로 모든 춤의 주축이 되는 기본 몸짓이 되고 있다.

무릎을 지그시 누르듯이 굽히는 '무릎놀림'은 고구려의 거의 모든 춤에 해당된다. 이러한 무릎놀림의 굽히고 펴는 이치는 호흡을 내쉬고 들이쉼과 함께 일치하여 움직여진다.

② 발놀림

발놀림은 발걸음을 옮길 때 나타나는 발의 형상으로 무릎놀림과 연결되어 같은 맥으로 움직인다. 즉, 무릎을 굽히고 준비하여 한발을 내딛으면 '발걸음'이 된다. 발걸음에서 발의 위치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춤무덤의 '춤추는 사람들'에서처럼 한 발 앞으로 내딛어 짚은 발벌린 형태가 있고 그 상태에서 한 발을 모아 짚은 모은 형태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한 발 '굽혀든 사위'다. 통구 12호 벽그림에서 남자 춤꾼은 두 팔을 앞으로 펴들고 오른 다리를 뒤로 굽혀서 든 형태로 춤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악 3호무덤에는 손뼉치며 발이 교차된 상태의 그림이 있는데 이것은 '발꼰 사위'로 나타난다.

2.상체놀림

① 팔놀림

팔의 움직임은 두 팔을 펼쳐서 들은 사위와 한 팔을 굽혀든 사위가 있다. 먼저 양팔을 '펴든 사위'는 '춤추는 사람들'에서는 옆으로 펼쳐서 들은 '옆펴든 사위'로 나타나고 통구 12호 무덤이나 마선구 1호무덤에서는 앞으로 펼쳐서 들은 '앞펴든 사위'로 나타난다. 또한 고산동 10호무덤 벽그림에는 양팔을 위로 펴든 '위펴든 사위'의 팔놀림이 있다.

두번째로 한 팔을 굽힌 사위는 장천 1호무덤, 통구 12호무덤, 마선구 1호무덤에서처럼 한 팔을 가슴 앞에서 굽혀 들어 '굽혀든 사위'로 나타나고 다른 한 팔은 옆으로 펴들었다.

마지막으로 안악 3호무덤의 가무장면에는 손뼉을 치는 '손뼉치기' 동작이 있다. 이 놀림은 우리의 전통무예인 수박치기를 연상할 만큼 생생하게 손뼉을 두드리며 '손뼉치기 춤'을 추고 있다.

고구려춤의 팔놀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앞서 언급하였듯이 길게 늘어진 옷소매를 놀리는 소매 놀림춤이다. 소매 길이가 대략 팔길이 정도로 되어 보이는데 어째서 그 정도의 길이로 옷소매가 되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예컨데 승무에서 장삼의 길이는 매우 길며 팔을 수평으로 들었을 때 땅에 닿을 정도의 길이이다. 여기에서 소매길이와 춤사위의 관계 그리고 그에 따른 춤의 성격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의문을 갖게 된다.

먼저 승무는 장삼놀림의 춤이라 할 정도로 하늘을 찌를 듯이 장삼이 일순간에 뿌려지고 다시 깊게 웅크리며 장삼을 여미는 동작으로 구성되는데 매우 역동적이며 살아 움직이는 장삼의 춤사위를 표출해 낸다. 거기에 비해 고구려의 소매춤은 그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매우 단아하고 정적인 것으로 승무의 장삼놀림과 비교할 때 매우 내면적이고 규격적인 법도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치 궁중에서 추어지는 궁중정재(宮中呈才)와도 연관이 있는데 궁중춤에서도 그만한 길이의 한삼을 착용하며 춤 또한 매우 규격적인 형식미로 이루어진 것에서 서로 공통된 점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지배계층 즉 상층 계급을 위한 보여주는 춤으로 짜여진 틀 속에서 행해지는, 상층 계급을 향한 하층 계급의 조심스런 몸짓의 일면을 나타내기도 한다.

3.어깨놀림

어깨놀림은 앞서 설명한 하체·상체의 움직임과 함께 하단전이 중심이 되어 몸 전체를 풀어내는 것인데 욱신욱신 굽혔다 폈다하고 몸을 저정거리며 어깨춤을 추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모든 춤의 움직임은 이 어깨춤이 근원이 되어 나오는 것으로 발 한 걸음도 그렇게 시작이 되고 팔놀림 하나가 나오는 이치도 그와 같다.

고구려 춤의 '팔펴든 사위'나 '굽혀든 사위', 무릎 굽히며 한 발 '디딘사위' 등에서 보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춤을 추는 몸짓은 고구려 춤사위의 '어깨춤'이라는 전형성을 창출해 내고 있다.

지금가지 설명한 기본 춤사위는 현 시대 우리춤의 기본 사위와 별로 다를 바 없고 그 움직임의 전형적 형태도 합치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본 사위가 중심이 되어 손발의 움직임이 어깨춤과 함께 조화되면서 전체 몸을 놀리는 춤사위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것은 바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서 언급된 '수족상응'의 원리로 손발이 서로 조화되어 응하는 것을 말함이다.

4. 몸놀림

몸의 놀림은 위에서 설명한 기본 춤사위인 '수족상응'과 '답지저앙'이 조화되어 갖가지 형태의 춤사위가 이루어진다.

① 받듬사위와 모심사위

?. 받듬사위

역사의 춤에서 나타난 무릎을 질끈 굽히고 두 팔을 올려 천장을 떠받드는 몸짓은 하늘을 우러르고 받들어 모시는 의미를 내포한 '받듬사위'라 할 수 있다.

이 몸짓은 세칸 무덤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다른 무덤에도 네귀퉁이에 기둥이 되는 중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천장을 받치며 보호하는 기능인 액막음의 의미가 춤사위로 형상화되어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

?. 모심사위

양 팔을 옆으로 가지런히 펴서 모셔 오는 '모심사위'이다. '받듬사위'에서와 같이 상대방을 우러르며 모시는 예(禮)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춤사위는 상대를 모시는 것으로 굿춤에서도 기본으로 나타난다. 승무의 장삼놀림에서도 기본적으로 나오는 춤사위인데 특히 옷소매의 길이에 따라 춤사위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이 형상은 춤무덤이나 장천 1호무덤, 통구 12호무덤 등 여러 벽그림에 기본 사위로 나타난다. 또한 안악 2호무덤, 통구 오회무덤 4호무덤·5호무덤, 장천 1호무덤 등 여러 벽그림의 윗 부분인 하늘의 공간에 기본적으로 천인·신인의 춤사위에서 나타나 있다.

② 나는 사위

'나는 사위'는 하늘을 나는 비천이 형상으로 하늘춤의 기본사위가 된다. 이는 어느 누구나 하늘을 향하고 우러르는 마음이 있는 것과 같이 우주 대자연에서 몸이 자유롭게 해방되어 너울너울 나는 듯한 춤사위이다. 하늘을 향하지만 직접 위로 오르는 것이 아닌 비껴 위의 엇비슷한 방향으로 두 팔을 가지런히 펼치고 나는 모습이다.

③무예 사위

?. 활사위

활을 쏘는 '활당김사위'로 수렵이나 사냥을 하는 몸짓으로 구성되었다. 팽팽하게 당기는 긴장감 도는 팔사위에서 고구려의 기상과 북방적 건무의 기질이 드러난다.

?. 창사위

창을 놀리며 던지는 '창던짐 사위'로 창춤의 기본사위이다. 역시 고구려 강건한 기상과 활달한 용맹성이 나타난다.

?. 칼사위

칼놀림을 하는 '칼부림 사위'로 칼춤의 기본사위이다. 행렬춤에 나타난 칼춤이나 포로를 참수하는 칼춤 등에서 칼을 번쩍 치켜들고 내려치려는 형상은 매우 사실적이며 역동적 춤사위의 일순간을 가장 상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④곡예 사위

이 춤사위는 공이나 작대·고리를 고도의 기술로 던지며 추는 '던짐사위'로 곡예적인 요소의 춤사위이다. 일상적 실생활에서 사용되던 도구를 이용하여 유희오락적으로 풀어 낸 춤사위로, '공던짐 사위', '작대던짐사위', '고리던짐사위' 등이 있다.

Ⅳ. 맺음말

고구려 춤의 춤사위에서 기본적으로 표출된 원리는 앞서 분석하였듯이 '어깨춤'을 근원으로 한 '답지저앙'과 '수족상응'의 원리이다.

각 춤은 위의 기본적인 춤사위를 가지고 춤의 내용과 기능에 따라 그 춤에 맞는 각각의 춤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에 나타난 춤의 형상은 각 춤에 들어 있는 춤사위의 순간적인 한 장면으로 그 춤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무엇보다고 중요한 것은 상징적인 춤 형상에 생명을 불어 넣어 살아 움직이는 춤사위로 회복시켜내는 일이다.

앞으로 그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고구려춤은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어 회복된 고구려 춤은 대서사적인 한 판 춤으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재창조되어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참고문헌

·{삼국지} 위지동이전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고구려문화}, 사회과학출판사, 1975.

·김원용, {한국벽화고분}, 일지사, 1985.

·이애주, [승무의 구조와 춤사위 연구]{한국민속학} 27집, 민속학회, 1995.

·이애주, [승무의 원류에 관한 고찰]{불교민속학의 세계}, 집문당, 1996.

·이애주, [고구려 춤의 민속학적 연구], 1997.

·조선일보사, {집안 고구려 고분벽화}, 1993.

·한국방송공사, {고구려 고분벽화}, 1995.

·유홍준·이태호, {고구려 고분벽화}, 풀빛,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