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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개발 특별법의 문제점


지난해 13대 정기국회의 마지막 날인 12월 18일, 국회 건설위에서 날치기 통과되어 4·3항쟁 이후 최대의 도민 갈등사건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제주도개발 특별법?의 내용과 왜 제주도민은 특별법을 반대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아보고자 한다.

제주도개발특별법의 재정문제는 90년대초 제주도의 최대 지역현안으로 등장하면서 법제정 이후인 오늘에까지 그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문제가 처음 거론된 것은 90년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의 재검토} 보고서였다. 85년부터 시작된 ?1차 제주도개발계획?은 91년을 마지막 해로 생산기반의 확충과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통한 소득원의 다변화와 지역주민의 선진생활 구현, 지역특성의 유지와 효율적 개발로 관광수요에 대처하고 이를 통해 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외화수입을 증대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그 동안의 개발의 결과는 3無의 섬 제주도를 철저하게 파괴했다.

KDI는 2001년까지 추진될 제2차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의 시행을 앞두고 과거 제주도 개발과정에서 야기됐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추진되는 제주도 개발의 기본구상과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KDI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은 제도적으로 중앙정부의 ?제주도 특정지역개발계획?과 제주도의 ?도종합개발계획?의 이원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위해 ?제주도개발임시조치법?(가칭)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KDI의 이같은 의견은 90년 4월 노태우대통령이 제주출신 국회의원들에게 ?제주개발은 제주도민에 의해, 제주도민을 위해 이뤄져야 하고, 도지사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지고 개발해 나갈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현행법을 개정하도록 하라? 고 지시하면서 구체화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특별법 시안작업에 착수하게 됐고 도민들은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시안작업은 도지사를 비롯한 극소수의 공무원에 의해 추진돼 도민들의 의혹을 자아냈다.

90년 7월 25일 정부와 민자당의 당정협의회에서는 제주도개발특별법을 90년 9월 9월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하는 한편 그 주요 골자를 * 개발계획수립 및 인.허가절차 간소화, * 지역주민의 참여 확대, * 주민의견 수렴절차 마련, * 자원의 효율적 보존, * 국공유지 임대 및 처분제한 등으로 한다고 밝힘으로써 도민들에게 ?꿈?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제일민보}에 의해 공개된 모두 7장 42조 부칙으로 이루어진 특별법 시안은 사실상 지역개발보다는 관광개발에 우선을 두고 만들어져 본질에서 크게 벗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제주도시안?은 제주도 전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조성한다고 되어 있을뿐 지역개발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 또한 정부와 민자당의 당정협의회에서 거론됐던 ?지역주민의 참여?는 ?시안?의 어느 한 구석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제2차개발계획의 주대상 지역인 중산간 뿐만 아니라 경관이 뛰어난 제주도의 해변과 섬들은 독점재벌의 손에 넘겨져 이제는 도민조차도 돈없이는 구경할 수 없는 지역인 것이다.

도민들의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90년 9월에 개최된 특별법공청회에서 도민들은 ?관광개발위주와 도민생존권을 위협하는 특별법의 제정을 반대하면서 정부와 국회,제주도 당국이 도민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를 밝히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도민들은 특별법 시안은 제주시민의 54%를 차지하고있는 1차산업 종사자인 농.어민과 지역주민들은 완전히 내몰기 위한 것이며, 외지 재벌들의 개발을 쉽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것이라고 주장하고 법제정을 완강히 반대했다.

91년 12월 14일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반대 범도민회의 주최로 날치기 특별악법 국회본회의 통과 저지를 위한 범도민 총궐기대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주도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은 통과되고 말았다.

이와같은 특별법은 ?밀실입법?과 ?도민소외??정경유착? 등으로 도민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한데다 법제정에 무관심해 온 농·어민들까지 자극하여 법제정반대투쟁의 최일선에 나서도록했다. 또한 제주도내 사회단체와 재야는 물론 제주대학의 교수들도 법제정을 반대함으로써 제주도와 정부당국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지난 85년부터 91년 말까지 시행된 제1차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의 결과,한라산 국립공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토지가 외지인 소유로 드러났으며, 특히 앞으로 개발 가능한 해안과 한라산 중간의 중산간 일대의 경우 전체 면적의 70%이상이 외지인 소유로 밝혀짐으로써 과연 특별법이 제주도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70%를 소유하고 있는 외지인을 위한 것인가가 확연히 드러났다. 언제부터인가 제주도민들에게는 개발이란 개념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의미라기 보다는 자연경관을 파괴하고 생존을 박탈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지어 제주도민은 오늘날 식수확보문제 때문에 심각한 고통을 받는 상태 까지 이르렀다. 즉 그간의 무계획적인 대규모 개발때문에 지하수가 농약과 바닷물로 오염된것이다.

과연 특별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한 무엇을 위한것인지. 정부와 민자당,제주출신 국회의원들 그리고 도 당국에 묻고 있는 것이다.

거지·도둑·대문이 없는 섬. 제주·제주도의 향락·피폐화를 막기 위해서는 추진과정에서부터 도민을 위한 법일 수도 없었고, 도민에 의한 법일 수는 더더욱 없었던 제주도개발 특별법에 대해 당국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제주도민의 소박한 바램이자 생존권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 참고문헌 **

1. 김종배, < 제주개발 특별법 파동의 진상 >, <<말>> 1991.11월호.

2. 김수열, < 남도 제주에 부는 분노의 바람 >, <<말>> 1992.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