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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유산 - 고려불화 
 

시대마다 그 시대에 꽃피우는 독특한 문화나 문명이 있기 마련이다. 
고려도 인류문명의 유산이자 한민족의 찬란한 유산을 많이 남겨 놓았다. 
즉 고려왕조실록·상정예문·직지심체요절·팔만대장경과 판전·고려청자 등 숱하게 많다.

 그 중에서도 고려불화(高麗佛畵)는 고미술의 걸작이자 동양 채색화의 백미로서 세계적 수준이라서 예술유산의 대표로 손색이 없다.
지금 밝혀진 바로는 국내외에 걸쳐 총 130여점이 전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호암미술관 등 국내에는 13점이 있고, 일본에는 도쿄 정가당문고 미술관·시코쿠 상덕사·오카야마 보도사 등에 106점이 있으며 파리 기메 미술관·베를린 동양 미술관 등 유럽과 미국에 17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고려불화는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사찰이나 일정한 공간에 그 일부로 그려지던 불화와는 달리 하나의 화폭에다 부처나 불교의 세상을 그려담은 것이다. 특히 고려시대에 1세기에 걸쳐 하나의 예술장르처럼 여긴 듯 하다. 

이제 고려불화를 감상해 보기로 하자. 그 보기로 「수월관음도」부터 감상해 보자. 
우선 부처가 그림의 중심에 있고 전부다. 그리고 부처의 세계가 밑그림으로 그려진다. 그리고는 아름다운 채색이 더해져 그 화려함이 절정에 이른다. 그러면서도 부처의 얼굴이나 모습·옷차림 등은 물론이고 그림 전반에 걸쳐 부드럽고 가는 선으로 이어지는 고려불화는 안정감이 있고 편안하다. 

이런 중에 그림 전체는 구도의 완성도와 치밀함에서 소홀함이 없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데 마치 그림을 통해 불가의 세계에 깃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석가삼존도」는 다른 고려불화와는 조금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석가모니부처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양옆으로 거느린 채 있는 모습이라서 형식에서 이채롭다. 이외에도 불화마다 나름대로 여러 보살·나한·동자 등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된 흐름과 강조점은 항상 불교의 세계가 그림의 중심이란 점이다. 특히 부처가 구도의 중심인 경우가 많다. 아마도 불국토를 꿈꾸던 고려인이 그 절대자인 부처를 늘 높이 걸어두거나 옆에 모셔 두면서 불심을 닦고자 한 것이 아닐까.

 이처럼 비슷한 구도와 형태를 갖춘 고려불화가 남아 전하는 것만도 130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고려불화는 하나의 유파에 의해 계속되어진 미술세계의 한 모습인 것이다. 그랬기에 이만한 작품이 남아 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나같이 채색의 화려함 및 선과 필치의 정교함이 돋보여서 한국미술의 한 장르로써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지금도 고려불화는 일정한 기간을 두고 계속 발견되고 있어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많은 작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있는 대로라도 원화의 색감을 살려 화첩을 만드는 한편 고려불화가 국내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실정인 만큼 고려불화지도를 만들어 그 소장처의 위치와 찾아가는 법, 소장자·작품내용과 안내문 등을 누구나 알기 쉽게 제작할 필요가 있다.(지난 95년 시공사에서 「고려시대의 불화」라는 도록집을 만들어 133점의 고려불화를 다양한 도상과 소재에 따라 종류별로 집성하여 소개한 바 있다.
특히 가능한 한 원색도판으로 하고 400여컷에 달하는 세부도판을 곁들여 고려불화를 보다 잘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실로 크다고 할 것이다.)

 또한 고려불화 전문 박물관을 짓고 여기에다 고려불화를 다시 원래의 크기대로 시대순에 따라 펼쳐 놓음으로서 넓고 긴 공간에 배치해 두어야 할 것이다. 

* 이 참에 한국 문화재나 예술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문화지도」를 만들자고 권하고자 한다.

 그러자면 우선 
1. 대상지역을 국내와 해외로 구분하고 해외는 지역권역·국가·도시별로 나누는 한편,
2. 고려불화·이조백자 등 주요 예술작품별로도 분포도를 그리고,
3. 박물관·미술관 별로도 한국 문화재 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술작품마다 작가, 작품의 역사와 배경, 감상법 등을 밝혀두는 일은 한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절실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특히 국내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시급하다. 궁궐, 사찰이나 사당, 중요 문화재 등을 보면 주로 언제 불타고 언제 훼손되었는지에 대해 적혀 있고 게다가 몽골과의 전쟁시절, 임란·호란시절, 일제강점기의 역사기록은 마치 암기하란 듯 자세하게 적혀 있다. 

그보다는 우리 손에 의해 세워지고 다듬어진 역사가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원형 그대로의 배치도와 모습, 한국 문화에서의 위치와 의의, 관람 및 감상법을 제대로 확립하고 알려 주어야 할 것이다. 
어느 외국인이 그 비싼 돈을 들여 한국에 와서 그따위 역사나 수치를 외우고 가겠는가. 낯설고 접근하기 어려운 한국문화와 우리의 자랑꺼리를 보다 쉽게 문화지도 하나면 찾아갈 수 있고 감상하고 즐기는 한편 이를 마음속에 담아 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도 세계인 누구도 넘보지 못할 한국인만의 예술세계 장르가 하나하나 생겨나고 자리잡고 꽃피우기를 기다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