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돌목

 

img9.gif

  바다가 운다고 해 명량(鳴梁)이라 이름되기도 하는 울돌목은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를 잇는 가장 협소한 해협으로 넓이가 325m,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20m, 유속이 11.5노트에 달해 굴곡이 심한 암초사이를 소용돌이 치는 급류가 흐른다. 이러한 빠른 물길이 암초에 부딪쳐 튕겨져 나오는 바다소리가 20리 밖까지도 들린 다고 한다.

 하루 몇차례 밀물과 썰물이 한길 넘게 턱이 지고 거품이 일며 용솟음치는 특수한 형세로 세계적으로 유사한 곳을 찾아 볼 수 없는 천혜의 해협이다. 그래서 목포에서 제주도나 완도쪽으로 가는 대형 훼리호들도 지름길인 이곳을 지나려면 썰물때를 기다려 지나갈 정도로 물살이 거세다.

 이러한 지형의 특징이 정유재란 당시 4백여척의 왜선들에게 손쓸 방도도 없이 참패를 안겨준 큰 요인이 됐던 것이다. 울음을 터트리는 울돌목 바다위로 지금은 아취형 진도대교가 허공을 가른다.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과 진도군 군내면 녹진 사이에 놓인 길이 465m의 진도대교는 1984년 10월 완공한 교각이 없는 사장교(斜張橋)로 유명하다.

 다리위에 오르면 소용돌이 치는 급류로 물보라 치는 물살이 다리 난간을 뒤흔드는 진동에 놀라게 된다.

 다리에 오르기 전 명량대첩기념공원에 세워진 전망대에 올라 울돌목을 가르는 진도대교를 내려다 보노라면 공원에서 전투를 치르는 조각상들이 살아나 한바탕 혈전을 벌이는 듯한 환상에 사로 잡힐 것이다.

 해남쪽 입구에서 진도 초입까지 걷다보면 특이한 사실을 발견한다. 해남쪽 들머리에 거북선 동상과 진도쪽의 진돗개 동상이 달리 서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해남사람들과 진도사람들 사이에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다리가 육지와 연결되기 원했던 진도 사람들의 한(恨)을 풀어주었으니 '진도대교'로 부르자는 진도쪽 주장에 해남사람들은 명량대첩을 기념하여 '명량대교'로 불러야 한다고 되받았다. 이러한 논란 끝에 당국은 섬 이름을 따는 것이 원칙이라는 해석에 따라 공식적으로 "진도대교"로 결정하고 양쪽 들머리에 하얀 진돗개 동상을 세웠다.

 '진도대교'로 이름이 결정나자 해남 사람들은 해남쪽 입구에 세워진 진돗개 동상을 진도 쪽으로 돌려보내고 그 곳에 거북선을 앉인 것이다. 이 다리가 완공된 이후 11.5노트의 급류가 바위를 치는 울돌목의 울음소리가 그쳐 버렸다. 다리 시공회사측이 교각기초공사를 위해 큰 철망에 바위들을 담아 목을 메꾸어 울돌목에서 진석으로 흘려내리던 물길이 갈라져 소리가 자자들었다는 것이다.

 달밤에 울돌목의 용솟음치는 파도를 보노라면 외경스럽기까지 하지만 만조시간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점잖고 잔잔하다. 그 순간은 1시간 정도다.

 

  울돌목의 참 맛이야 산처럼 이는 파도와 울부짖는 그 울음소리가 아닐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