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골 어귀에서 남쪽으로 약 300미터쯤 가면 작은 마을이 있으니 이 마을이 탑골마을이다. 남산의 넷째 골짜기인 탑골은 전망대 부근에서 시작하여 북으로 향해 흘러오다가 해목령에서 흘러오는 옷밭골 여울을 합쳐 옥룡암을 지나고 탑골 마을을 지나 남천으로 흘러드는 개울이다. 길이 약 2킬로미터로서 동남산에서는 두 번째로 긴 계곡이다.   탑골 마을에서 개울을 거슬러 약 40미터쯤 들어가면 유명한 부처 바위와 삼층석탑이 서 있다. 부처 바위는 높이가 약 9미터 되고 둘레가 약 30미터 되는 큰 바위다.

이 바위는 사면에 여래상, 보살상, 비천상, 나한상 및 탑과 사자 등을 새겨 사방 사불정토를 나타내었으므로 부처 바위라 부르고 있다. 이 바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면 사방 사불정토(四方 四佛淨土)의 꿈을 알아야 한다.

  불정토는 착함과 악함이 뒤섞여 있는 우리 인간 세상과 달라서 착함만이 있는 깨끗한 부처님의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온 누리의 만물은 쉴 새 없이 변하고 있지만 누리의 핵심 되는 본체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우주의 핵심을 가리켜 진여(眞如)라 하는데 영원히 참되고 변하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진여의 모습을 불교에서는 빛으로 표현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 태양 빛인데 태양의 빛은 어떤 물체의 한 면밖에 비추지 못한다. 그러한 진여의 빛은 만물을 꿰뚫고 온 누리를 비추는 큰 빛이다. 그 때문에 대일(大日)이라 부른다. 진여의 빛을 형상으로나타낸 부처를 비로자나 또는 대일여래라 부르니, 광명으로 가득 차 있는 온 우주 만물의 핵심 되는 부처라는 뜻이다. 우주의 한 가운데 계신 이 부처의 빛이 비추는 곳마다 그곳에 아름다운 불국정토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온 누리는 화려 장엄한 부처의 정토로 차 있는 것이라 한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찬란한 빛에 의해 이루어진 수많은 부처님의 정토를 화엄 세계라 하는데 "금광명경"에 의하면 화려 장엄한 화엄 세계의 동방에는 아촉여래께서 다스리는 묘희국 정토가 있고, 서방에는 아미타여래가 다스리는 극락정토가 있다 하였고, 또 남방에는 보생여래가 다스리는 환희국 정토가 있고 북방에는 미묘성여래가 다스리는 연화장엄국 정토가 있다 하였다.

  이렇게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하여 사방에 이루어진 불국을 사방 사불정토라 부른다. 사방 부처님의 존명은 경전에 따라 서로 다르므로 사방불의 존명을 이해하기란 힘든 것이다.

  신라 시대에는 모시고 싶은 부처님을 나름대로 사방에 배치하여 예배했으므로 사방불의 존명은 더욱 알기 힘들다. 신라 시대 유적에는 사방 사불이 배치된 바위나 탑들이 상당한 수 있는데, 그 중에서 이 부처바위는 가장 규모가 크고 내용이 다양한 사방 사불정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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